디지타임즈(DGTIMEZ) 김대경 기자 | 앞으로, 서식 밀도가 너무 높아 농림수산업 등에 피해를 주거나 주민 생활에 피해를 주는 꽃사슴이 유해야생동물로 지정될 전망이다. 또한 가축을 유기한 사람에 대한 벌칙 규정을 신설하는 등의 제도개선도 함께 추진된다.
이는 지난 2024년 1월, 국민권익위가 무단 유기 가축 처리에 대한 제도개선을 권고한 이후, 환경부와 농림축산식품부에서 적극적인 후속 조치를 이행한 결과다.
꽃사슴은 1950년대 이후 가축 사육 등 경제적인 활용 목적과 전시 목적으로 대만과 일본에서 수입된 외래종이다. 안마도의 경우와 같이, 수입된 꽃사슴 중 일부가 주인으로부터 버려져 야생에서 번식하게 됐지만, 이를 규율할 법적 근거가 명확하지 않아 개체 수 조절에 한계가 있었다.
환경부의 꽃사슴 생태에 대한 실태 조사 결과에 따르면, 안마도에는 937마리, 굴업도에는 178마리가 서식하고 있으며, 이는 고라니의 전국 평균 서식 밀도(7.1마리/㎢)에 비해 안마도는 약 23배(162마리/㎢), 굴업도는 약 15배(73마리/㎢)에 해당한다.
꽃사슴은 번식력이 강하고 천적이 없어 빠르게 개체 수가 증가하고 있으며, 초본류·열매·나무껍질 등을 무분별하게 섭식해 자생식물 고사 및 식생 파괴를 유발하고 있다.
그리고 고라니, 산양, 노루 등 토종 야생동물과의 먹이·서식지 경쟁으로 인해 고유 생태계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
특히 안마도의 경우, 식물 생태계 파괴는 물론 최근 5년간 약 1억 6천여만 원 규모의 농작물 피해도 확인됐다.
이에 더하여, 꽃사슴은 사람에게 질병을 전파할 수 있는 진드기의 주요 숙주로 판명됐다. 환경부가 안마도, 난지도, 굴업도 등에서 채집한 진드기 시료 25점 중 22점에서 사람에게 감염 우려가 있는 리케차(Rickettsia) 병원체가 확인됐다.
리케차 병원체에 감염될 경우 고열, 두통, 근육통 등의 증상이 나타날 수 있으며, 치료가 늦어질 경우 폐렴 등으로 악화돼 사망에 이를 가능성도 있다.
이에 따라 환경부는 '야생생물 보호 및 관리에 관한 법률 시행규칙'을 개정하여, 꽃사슴을 유해야생동물로 지정하는 내용을 연말까지 확정할 계획이다.
‘유해야생동물’이란 사람의 생명이나 재산에 피해를 주는 야생동물로서 환경부령으로 정하는 종을 의미한다. 유해야생동물로 인해 피해를 입으면 지자체에 포획 허가를 신청할 수 있고, 조사 결과 포획 외에 다른 수단이 없는 경우에 한해 제한적으로 포획이 허용된다.
그리고 안마도 꽃사슴과 같이 가축이 유기되어 생기는 문제를 예방하기 위한 법 개정 등 제도개선도 함께 추진되고 있다. 현재 국회에는 가축사육업자가 가축을 유기할 경우 1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천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도록 하는 내용의 '축산법' 개정안이 발의되어 있다.
국민권익위 유철환 위원장은 “그동안 명확한 규정 부재로 방치돼 온 문제들이 국민권익위의 조정과 두 부처의 협력으로 해결의 실마리를 찾게 됐다.”라며, “앞으로도 제도의 사각지대에서 발생하여 해결되지 못한 문제들을 적극적으로 조정하고 중재함으로써 국민 불편을 해소해 나가겠다.”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