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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기훈의 사(思)소한 이야기

우리가 경험하지 못한것들...

디지타임즈(DGTIMEZ) 이기훈 기자 | 우리가 경험하지 못한 것들...

 

결혼 후에 첫애가 태어났습니다.

 

저는 솔직히 좀 무덤덤하였습니다. 저의 생각은 이랬습니다. “누구나 다하는 결혼을 하였고, 결혼을 했으니 아이가 생기는 건 당연한 거 아닌가?” 그런 마음에도 불구하고 아들은 참 이쁘고 귀여웠습니다. 그렇게 큰 애가 2~3살이 되었을 때 제게 난감한 일이 생겼습니다. 우리 가족끼리만 나들이 갈 때 전혀 즐거운 마음이 들지 않는 것이었습니다.

 

 

스스로에게 물어보았습니다.

“내가 아이를 사랑하지 않나?” “아내가 마음에 들지 않나?”

이 질문에 대한 나의 대답은 단호히 아니었습니다.

사진과 같이 아이는 너무 이뻤고, 사랑스러웠습니다.

결혼 후 가풍을 배운다고, 1개월 동안 우리 집에 혼자 머물렀고, 1년 12번의 제사에 제가 일이 생기면 혼자서라도 참석하면서 제사를 지내고 오는 아내도 너무나 고마웠습니다.

 

‘그럼 내가 힘들어서 그런가?’

많은 직장인 분들과 마찬가지로 생계를 위한 직장생활은 쉽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다른 가족들과 함께 어울려 놀러 가는 것은 즐거웠으니, 나의 힘듦 때문이라고만 볼 수도 없었습니다.

 

약 2년간의 고민이 이어졌습니다. 좀처럼 답을 찾지 못했습니다. 오히려 지하철이나 공공장소에서 자기 아이가 이쁘다며 뽀뽀하거나, 다른 사람에게 들리게 ‘아들(딸) 사랑해!’라고 말하는 아빠들을 만날 때마다 ‘아버지가 엄하지 못하고, 저렇게 유난스럽게 행동하지’ 물론 지금의 시대에 전혀 어울리지 않는 생각이고, 지금은 이런 생각에 전혀 동의하지 않지만 그때 그런 마음이 올라온 건 분명한 사실이었습니다. 고민의 답이 보이기는커녕 더욱 깊은 수렁으로 빠지는 느낌이었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갑자기 저의 뒤통수를 후려치는 듯 한 생각이 떠올랐습니다. 혹시 내가 어릴 때 우리 가족끼리만 나들이 가는 경험을 하지 못해서 우리 가족만의 나들이가 즐겁지 않은 건 아닐까? 우리 집은 종갓집이라 명절 제사에 늘 사람이 북적였고, 우리 가족들은 제사준비와 손님맞이에 바빴습니다. 나의 어린 시절 추억에는 우리 가족만의 나들이는 분명 없었습니다

우리는 경험하지 못한 것들을 마음으로 깊이 느끼는 것은 정말 어려운 것이 분명하기 때문입니다.

 

혹 아이들과 잘 놀아주지 않거나, 자기 위주로만 놀아주는 아빠라서 스트레스를 받는 분이 있다면 남편에게 꼭 질문해 보시기 바랍니다.

“ 여보 당신은 어릴 때 아버지하고 재미있게 놀아본 추억이 많아? ”

아마 당장 곧바로 그 추억을 떠올리는 분들이 많지 않을 것이라고 저는 생각됩니다. 어쩌면 아빠가 아이와 즐겁게 놀지 못하는 건 그 아빠 때문이 아닐 수 있습니다. 물론 할아버지 때문도 아닙니다.(그 할아버지 역시 아빠와 노는 경험이 없을 테니까요!)

 

그럼 이제 약간의 실마리가 보일 겁니다. 아이와 잘 놀지 못하는 아빠에게 필요한 건 비판이나 질책이 아니라, 아이하고 노는 즐거움을 만나는 작은 경험들이 필요합니다. 노는 시간도 조금씩 늘려가는 것이 필요합니다. 의무를 즐거움으로 바꿀 수 있다는 이야기는 자기 계발서에 나오는 구호 말고는 별 의미가 없습니다. 노는 횟수와 시간을 조금씩 늘려 가면서, 아이와 노는 기쁨을 만날 수 있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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