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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기훈의 사(思)소한 이야기

[이기훈 칼럼] 일상을 챙기는 힘을 잃지 않아야 합니다.

디지타임즈(DGTIMEZ) 이기훈 기자 | 

일상을 챙기는 힘을 잃지 않아야 합니다.

 

휴가를 다녀왔습니다. 아내와 휴가일정을 맞추지 못했고, 큰아들은 휴가를 나왔고, 작은아들은 고3이라 어디 다녀오지는 못하고 집에서 휴식을 취했습니다. 휴가 둘째 날에 강아지를 산책시키고, 집 청소를 한 뒤에 책을 읽었습니다. 그리고 집에서 가족들과 저녁식사를 했습니다. 자연스럽게 셋째 날에도 똑같은 일상이 부드럽게 이루어졌습니다. 넷째 날에는 모임이 있어서 휴가라는 핑계로 과음을 하였습니다. 다음날 일상이 무너졌습니다. 출근한 그 다음날까지 여파가 이어졌습니다. 일은 귀찮게 느껴지고, 반복되는 일상이 싫어졌습니다. 그 속에서 늘 그대로인 것 같은 내 모습에 자책하는 마음도 일어났습니다.

 

휴가인데도 불구하고 집안일과 책을 읽는 일상을 챙기면서 나름 뿌듯해했던 나는 사라져 버렸습니다. 그리고는 후회의 감정이 나를 사로잡아 버렸습니다. 여러 가지 주문을 외우면서 되돌리려 노력했습니다.

‘지금 여기가 내 자리이고, 지금 내가 하는 일이 나의 일이다’

‘지금 나에게 일어나는 감정을 지켜보자’

‘심호흡을 통해 현재 있는 느낌을 되살려보자’

‘일어난 일을 받아들이고, 내가 할 수 있는 일을 하자!’

그렇게 주문을 외우면서 지금 이 글을 쓰고 있습니다. 쉽지 않습니다. 일상을 챙기기는 어려운데 무너뜨리는 것은 한순간입니다.

‘왜 일까? 분명 즐거운 모임에서 즐겁게 술을 마셨는데 왜 이렇게 일상이 무너지는 걸까?’

단순히 몸이 힘들다는 것만으로는 설명이 되지 않습니다.

 

그러다 에크하르트 톨레의 ‘지금 이 순간을 살아라 ’라는 책에 나오는 글귀가 떠올랐습니다.

“고통으로 변할 수밖에 없는 즐거움”

“쾌락이나 감정적인 도취는 고통의 씨앗을 함께 내포하고 있어서 언젠가는 반대쪽으로 움직이게 되어 있습니다.”

그렇습니다. 저는 모임에서 사람들의 관계하며 나누는 기쁨을 경험하는 것이 아니라, 술이 주는 쾌락의 즐거움을 추구했던 것입니다. 그리고는 일상이 무너지는 아픔을 경험하고 있는 것입니다. 그리고는 그 고통을 벗어나기 위해 또 다른 즐거움이 있는 자리를 욕망하고 있습니다. 저의 경우라면 다른 술자리 약속을 잡았던 것 같습니다. 그러다가 견딜 수 없는 지점까지 도달하게 되면 스스로를 자책하며 나 자신을 괴롭히게 됩니다. 그러한 삶을 계속 반복했습니다. 이제까지 살아온 경험의 관성에 내 삶의 주인자리를 내어준 것입니다.

 

이런 이유로 “깨어있으라!”라고 깨달은 분들이 말씀하신 것 같습니다. 깨어있는 상태에서만 우리는 쾌락의 즐거움이 아니라, 충만한 기쁨을 만날 수 있습니다. 집에서 식사를 하는 순간이나, 모임에서 회식을 하는 자리나, 내 방을 청소하는 일이나 지금 걸어가고 있는 일이 다르지 않으려면 우리는 그 순간순간에서 깨어 있어야 합니다. 깨어 있을 때 그 순간의 지점이 일상이 되고 우리는 ‘지금 여기’에 존재할 수 있습니다. 이미 도달하신 분들은 아주 쉬운 일이라 이야기 할터이지만 저에게는 아직 쉬운 일이 아닙니다. 매 순간 내 일상을 만나는 게 중요합니다. 오늘이라도 일상을 챙겨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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