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타임즈(DGTIMEZ) 엄지랑 기자 | 경북 포항시 대송면의 홍계마을숲은 우리에게 도시와 자연의 공존이 어떤 모습이어야 하는지를 보여주는 살아있는 교과서다. 인위적으로 조성된 여타 마을숲과 달리, 하천변을 따라 자연스럽게 형성된 이 숲은 소나무와 벚나무, 미루나무가 어우러진 생태계의 축소판이다.
특히 주목할 만한 점은 이 숲이 2021년 지진 피해 지역의 공동체 회복을 위한 주민 밀착형 사업의 일환으로 재정비되었다는 사실이다. 단순한 녹지공간을 넘어 지역사회의 상처를 치유하는 매개체로서 숲의 새로운 가능성을 보여준 것이다.
홍계마을숲의 진정한 가치는 계절마다 다른 얼굴을 보여주는 다양성에 있다. 봄이면 벚꽃이 만발하고, 여름이면 울창한 녹음이 더위를 식혀주며, 가을이면 단풍이 물들고, 겨울이면 소나무에서 뿜어져 나오는 피톤치드가 방문객들의 건강을 책임진다. 이처럼 사계절 각기 다른 매력으로 사람들을 끌어들이는 것이야말로 지속가능한 도시 숲의 모범 사례라 할 수 있다.
더욱 고무적인 것은 접근성이다. 도심에서 20분 거리에 위치한 이 숲은 바쁜 현대인들에게 부담 없는 휴식처가 되어준다. 공식 주차장은 없지만 넉넉한 공터가 마련되어 있어 방문객들의 편의를 도모하고 있다. 이는 도시 숲이 갖춰야 할 기본적인 인프라의 중요성을 일깨워준다.
홍계마을숲이 주는 또 다른 교훈은 세대를 아우르는 문화적 가치다. 미루나무가 불러일으키는 향수 어린 동요의 기억부터, 젊은 세대들의 캠핑 문화까지 아우르는 다층적인 문화공간으로 기능하고 있다. 이는 도시 숲이 단순한 녹지공간을 넘어 문화적 교류의 장으로 발전할 수 있음을 시사한다.
이제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이러한 도시 숲을 어떻게 지속가능하게 보존하고 발전시킬 것인가에 대한 고민이다. 홍계마을숲은 자연과 인간, 전통과 현대, 치유와 문화가 조화롭게 어우러진 미래 도시 숲의 청사진을 제시하고 있다.